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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

이번 일화는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과 약속 있는 날이 기가 막히게 겹친 저녁에 대한 이야기다.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 enjoy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이 있다.
대부분 그런 날은 갑자기 찾아온다.
책을 읽다 기분이 좋아져서, 추운 겨울바람이 아닌 봄바람으로 살랑해지는 마음에, 한가로움을 만끽하여 엄마라는 현실을 잊고 싱글인양 느껴지는 그런 순간에 말이다.

번개 약속은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그날의 무드와는 상관없이 휴가가 생기면 무조건 신나고 즐겁게 놀아야 한다.
이번 일화는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과 약속 있는 날이 기가 막히게 겹친 저녁에 대한 이야기다.

미리 잡혀있던 약속은 기대하다 보니 나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날들이 생긴다.
그렇지만 필수 불가결하게 내가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즐겨야 한다. 그래야 I인 내가 타인에게 쓰는 에너지만큼 내 나름의 방식으로 내부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배터리를 다 사용한 건전지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난 같은 입장이다. 아이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고, 나의 목숨과 맞바꿀 수 있지만, 나의 성향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내가 아니기에 내가 아이에게 쏟은 에너지의 보충이 필요하다. 나는 그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므로, 육퇴 후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커다란 아들에게 나를 이해시키기는 무척 힘들다. 내가 갖고자 하는 고독과 멍때림의 타당성을 계속해서 설명하고, 너와 나의 에너지 충전 방식이 다름을 ‘그럴 수 있어’라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지점이 서로에게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노력해야 함이 귀찮지만, 나의 편의와 상대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다.
극 E 성향인 남편과 그에 못지않은 E지만 유리같이 섬세한 딸 사이에 낀 I 엄마는 에너지 채울 시간을 원한다!!!

에너지 흐름과 충전의 다른 방향
사람마다 에너지 흐름과 충전의 방향은 다를 수 있답니다~

다시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에 친구들을 만난 하루로 돌아가 보자.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의 18시

1차다, 1차.
시작하자, 시작.
웬만한 이변이 있지 않는 한, 나의 첫 술은 생맥주다. 그래서인지 내가 처음 도전한 곳에 다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생맥주 맛이다.
생맥주가 있는 고깃집, 전집, 횟집을 찾아가는 수고를 할 정도이지만, 수제 맥주나 고급(?) 맥주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맥주의 브랜드보다 어떤 맥주든 깨끗하고 시원하고 청량하면 된다. 근데 그게 그리 어렵더라.
생맥주를 관리하는 일이 별거 아니지만 매일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동반한다. 더불어 맛, 탄산 비율 등도 종종 체크해야 생맥주 맛이 맑고 탁 트이게 유지될 수 있다.
꾸준한 관심과 열정이 있어야 맛있는 생맥주 맛을 지킬 수 있고, 캬~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첫 모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생맥주가 진짜 맛있는 가게는 발견하기 쉽지 않고, 이제는 적당히 괜찮으면 만족하는 편이다.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 맛있는 생맥주로 술자리의 포문을 여는 것은 나에게 매우 짜릿함을 준다.

아무튼 오늘은 4차까지 가보자 하니, 생맥주와 간단한 안주로 start!

미스타교자 본점

생맥주와 교자와 기본안주 에다마메
이미 벌컥 들이킨 생맥주와 바삭 촉촉 교자와 초록색맛이 일품인 에다마메

내가 애정하는 기본 안주 에다마메와 시원한 첫 생맥 한 모금.
으으으으으~ 찌르르~ 캬~ 좋다!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의 자리를 신나게 시작하기엔 생맥주가 역시 딱이야.
주문한 교자와 테바사키에 생맥주 한 잔 더 콜~

미스타교자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테바사키
미스타교자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테바사키

가볍게 1차를 마무리하고, 2차로 고고~
2차는 어묵, 야키토리와 소오주로 갑니다.
망원 이자자카야 야키토리 토리야타이

새로울 게 없는 대화 주제인데도, 영양가 있는 대화가 아닌데도, 친구와의 수다는 왜 이리 재밌는 것일까.
매번 친구들을 만나면 느낀다.
나를 포함한 모두 어떤 부분이든 예전과는 달라졌다. 가장 큰 건 늙었다는 거려나. ㅎㅎ
늘상 해왔던 서로의 삶과 그 주변을 공유하고, 멍청한 행동을 한 일화들, 당혹스러웠던 상황들, 요즘 집중하고 있는 것들 등 신변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몇 시간은 우습게 빨리 간다.
어째서 친구와의 시간은 엄청난 속도로 흘러가는지…
지인과의 만남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
그 아쉬움을 채우고자 다음을 기약하지만, 각자의 바쁜 일상으로 그 기약은 예정할 수 없다는 서운함을 남긴다.
그러니까 어차피 자주 못 보는데, 미치도록 놀아야 한다!!! 하하하

토리야타이의 기본 안주
토리야타이의 기본 안주
아삭아삭 입안을 산뜻하게 만들어주는 양배추와 최고의 소주 안주 오뎅과 무
아삭아삭 입안을 산뜻하게 만들어주는 양배추와 최고의 소주 안주 오뎅과 무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의 21시

다른 친구가 합류했다. 생생하고 새로운 간이 도착하였으니, 3차를 즐거이 시작해 볼까나~라는 기대를 했는데, 친구의 컨디셔이 별로란다… ㅠ.ㅠ
여기저기 추천했지만, 다 퇴짜다. 쳇-
길에서 시간만 보내기도 뭐해서 친구가 아는 사람이 한다는 바에 가서 맥주 한잔을 하며, 4차 장소를 정했다.
3차가 시원찮아서 5차까지 하고 싶은 욕구가 끓어올랐지만, 4차 장소가 정해지며, 여기가 마지막이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종종 가는 퓨전 한식집에 갔다.
친구들이 분위기도 괜찮고 맛있다며 좋아하니, 그 모습에 시간의 길이가 뭐가 중할까, 함께 웃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싶더라.

망원 공중제비

공중제비의 시그니처 메뉴 닭전골
공중제비의 시그니처 메뉴 닭전골
김밥과 다섯가지 반찬
별것 없는 듯 하지만 맛이 있는 김밥 10줄과 다섯가지 반찬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이라, 이런저런 감언이설로 꼬드겨 보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외출을 가끔이나마 할 수 있게 된 초반에는 어쩌다 하룬데 내 욕심을 채워주지 못하는 친구들이 야속했다.
그들이 나를 위해 힘들어도 나와주는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저마다 사정이 있다. 그들은 나 외에 다른 약속이 있을 것이고, 다음날 출근을 하거나 일이 있을 수 있으며, 누적된 피로를 푸는 것이 급선무일 수도 있다.
나의 입장에 빠져있어 친구들의 사정까지는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 싶다.
여전히 떼쓰고 칭얼거려보긴 하지만, 거절하는 친구들에게 섭섭하거나 속상한 마음은 안 든다. 친구를 거절하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지 않게 하기 위해, 찡찡거리면서도 쉬이 받아들인다.
아주 쬐금은 어른에 가까워진 걸까. 헤헤

결국 가끔 미친 듯이 놀고 싶은 날과 약속 있는 날이 겹쳐도 그날의 분위기가 받쳐주지 않으면 양껏 노는 것은 어렵다는 이상한 결론으로 이번 일화를 마치겠다.

나만의 아지트였던 공간에 대한 짧은 이야기

망원 이자카야 중 꽤 자주 갔던 야끼니꾸 소량,
망원동 맛집, 야끼니꾸 소량에 반해 다시 찾다

방울방울 떠오르는 망리단길 맛집 추억 여행

미친 듯이 놀고 싶고, 놀러 가고 싶은 봄이 왔습니다!
어디로든 갑시다~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 가는 길이 즐거운 궁평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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