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처음엔 그냥 걸었어, 걸음 수를 달성하라!

처음엔 그냥 걸었어, 딱 3일간의 걷기 프로젝트. 2024년 ~2월까지 평균 5,000보 목표를 달성하라!
처음엔 그냥 걸었어 표현을 위한 여성이 끝없는 길을 걸어가는 모습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해서,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미안~해 너의 집 앞이야아아아, 난 너를 사랑해, 우우 우후

걷는 걸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걷고, 살이 좀 쪘다 싶으면 걷고, 지하철 두 정거장 정도는 차비 아낄 겸 걷고, 그렇게 걷다 보니 집착하는 부분이 생겼다.
월평균, 연평균 걸음 수!

처음엔 그냥 걸었어, 는 아니고 벌써 한 6~7년 전 캐시워크같은 앱의 캐시를 모아 사 마시는 커피 한잔의 기쁨을 느끼고, 조금 더 쌓아 햄버거를 사 먹는데 캐시를 사용하면서 몇 달에 한 번 맛보는 즐거움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90%는 걸어 다닐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활동하던 나이기에 원래도 많이 걸었지만,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퍽퍽한 시절에 걷는 게 돈이 되다 보니, 걸음 수에 집착이 생겨버렸다.

물론 혼자만 걷고 캐시를 모았으면 덜 재밌었을 텐데, 회사 동료들과 함께 모은 캐시로 맛난 거 먹고, 누가 더 많이 걸었는지를 아침인사처럼 나눈 2~3년 동안 놀이 삼았던 걷는다는 행위가 나에겐 그 시절의 정, 위안, 생각할 여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고독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마냥 그냥 걸었어, 는 아니고 앱에서 덤으로 주는 캐시를 모으기 위해 타임 퀴즈에도 엄청 열을 올렸었다. 그 보너스 덕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캐시를 한 달 만에 모으기도 했었다.

친구와 함께 걷는 모습

걷다가 걷다가 보니, 이제는 건강=그냥 걸었어, 우울=처음엔 그냥 걸었어, 머릿속 복잡=처음엔 그냥 걸었어, 행복=그냥 걸었어 등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날은 걷는 게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니 혼자 걷는 시간을 가진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육아 중 틈틈이 잠과 휴식으로 나의 체력을 보충해야 했고, 깨어있는 시간은 집안일하고, 아이와 남편을 돌보느라 나를 위해 시간을 내는 건 욕심에 가까웠다.

그렇게 흘러흘러 2024년이 되었다.
2월 27일 건강 앱을 살피다 연평균 걸음 수를 보고 갑자기 며칠의 목표가 떠올랐다.
그래, 2월 안에 한 해 평균 걸음 수를 5,000보까지 만들어보자!

처음엔 그냥 걸었어의 출발, 2024년 평균 4,895보로 시작

딱 3일간의 걷기 프로젝트.
4,834걸음을 5,000걸음으로 올려보자꾸나~
오랜만에 처음엔 그냥 걸었어에 집착해 보았다.

처음엔 그냥 걸었어, 도전 첫 날

2월 27일 화요일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커피숍 나들이. 2,500보
친한 언니네 놀러 갔다 빌려온 책, 로알드 달 소설 ‘맛’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책 선물이나, 누군가 책을 빌려주면 기쁘다.
평소에 보던, 익숙한 장르나 작가의 책을 자연스레 고르기 때문에, 타인에게서 받은 책은 나의 문학적 시야를 넓혀주는데 도움이 된다.

로알드 달이 누군지 몰라서 책에 쓰여있는 작가 소개를 봤더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저자라더라.
책으로 읽은 적은 없지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는 좋아한다.
원작 영화는 TV 영화 프로그램에서 스치듯이만 보았고, 리메이크된 ‘조니 뎁’이 출연한 작품은 좋아한다.
‘로알드 달’이 누군지 알게 되며, 책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
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다시 걷기 프로젝트로 돌아가자.

처음엔 그냥 걸었어의 시작 2월 27일 3,340보

커피숍에서 집. 3,340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친한 형님네가 같이 저녁을 먹잔다.
밖에서 저녁 식사 후, 나는 귀가하여 아이를 재우고 연락하면 집으로 오기로 했다.
밖이 시끌벅적하면 아이를 재울 자신이 없기에, 약속을 거절하지 못한 나는 적당히 합의했다.
여기서 괘씸한 점은 내가 거절 못하게 형님이랑 같이 있는 자리에서 나에게 전화했다는 것이다. 좀 너무하지 않나?

집에서 남편과 함께 식당으로 출발. 5,000보
저녁을 먹으며 가볍게 술을 곁들이던 중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딸이 집에 가고 싶다며 보챈다고.
10분 후 출발을 부탁하고, 채워져 있던 그릇만 뚝딱 비우고, 땀이 날 정도로 후다닥 집으로 돌아왔다.

식당에서 집까지. 6,437보
헐떡이는 숨을 가다듬을 새 없이 아이와 정신없이 놀았다. 에너지를 최대한 소모해야 그래도 일찍 재울 수 있으니까.
이렇게 자신을 재운 후 일정이 있는 날은 아이가 귀신같이 안다, 평소보다 더 늦게 잔다. ㅋㅋ
아이를 재우며, 나도 스르르 잠들었다. 일, 이십 분의 꿀맛 같은 잠이었다.
으쌰 일어나서, 집으로 와도 된다고 전화하고, 금방 온다던 사람들을 한참 기다렸다.

배고파서 편의점 부침개 같은 안주를 부탁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나 보다. 사 온 것은 맥주 몇 캔과 스트링 치즈가 전부였다. 그때는 아.. 기운 빠지고 속상하더라.
안줏거리 챙겨서 술상을 보고, 가볍게 한잔하며 수다 떠는 중간중간 아이의 기침 소리에 아이 방을 들락거렸다.
남편은 중간에 잠들어버리고, 아이가 울어 방에 들어가서 다시 재우고 나왔더니 형님네는 이제 간다고 일어섰다.
그들을 보내고 아침에 아이가 어지러운 상을 헤집거나, 물건들에 다칠까 봐 졸린 눈을 부릅뜨고 정리를 끝냈다.

2월 27일 걸음 수 6,873보

처음엔 그냥 걸었어, 오늘의 결과는?

2월 27일 화요일. 총 6,873보

2024년 연평균 걸음 수 4,895보

너무 피곤하지만, 나 자신의 힐링을 위해 한 시간만 혼자의 시간을 갖자.
남은 술과 고픈 배를 채워줄 약간의 안주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 아이가 갑자기 울었다. 방에 들어갔더니 무엇을 먹고 체했는지 침대랑 이불이 난리다.
침대와 이불을 깨끗이 정리하고, 아이의 옷을 갈아입히고, 아이를 달래서 재웠다.
아이의 방문을 닫고, 거실을 본 순간, 화가 났다. 잠들어 있는 남편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미웠다.
방으로 돌아와 눈물을 훔치며, 주린 배를 채우고 넷플릭스를 보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괜찮다, 괜찮다, 내일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상을 평온하게 보낼 수 있다, 난 이 시간을 견뎌낼 수 있다.

2024년 ~2월 27일 평균 4,895보

처음엔 그냥 걸었어로 시작한 2024년 1, 2월 평균 걸음 수 5,000보 달성 삼일 프로젝트.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활력 찾기 목표를 시작한 날, 별별 일을 겪고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 첫날이었다.

자~ 내일은 몇 보를 걸을 수 있고, 오천 보를 목표로 연평균 몇 보까지 채울 수 있을까.
무탈히 하루를 보내며, 걸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를.
작고 하찮은 목표더라도 두근두근 흥미진진하게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음을 즐기련다!

소소한 일상의 교훈

볼거리와 먹거리 한가득 망원동 나들이

처음엔 그냥 걸었어의 후속편이 이어집니다!

Contact Form Demo

목차
TOP
magnifiercross